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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수없이 두 개의 OP선을 직접 지휘한 후 다시 연대선을 끌고 덧글 0 | 조회 47 | 2019-10-05 17:38:00
서동연  
별수없이 두 개의 OP선을 직접 지휘한 후 다시 연대선을 끌고 목적지 부근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고 있었다. 육부 정도의 능선에서 일단의 보병들이 참호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언 땅이라 야전삽 정도로는 교통호는 고사하고, 개인호도 제대로 패여질 것 같지 않았다. 그들과 약간 떨어진 곳에 소대장인 듯한 소위 하나가 철모를 쓴 채 눈바닥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 ?문득 맞은편에서 묵묵히 차량에 거치된 석유스토브를 쬐고 있던 군수과장 “별”대위가 심드렁하게 말했다.그때 그 애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그런데 아마도 큰 실수는 그때 있었던 것 같다. 어리석게도 나는 양형에게서 들은 것을 잊지 않고 전하는 데에 급급해서 단 십분 동안에 보름이나 익힌 것을 죄다 쏟아놓았다. 그 바람에 군데 군데 빠지고 순서도 뒤죽박죽이 되어 결국 감탄하고 만족해 하는 것은 나 자신뿐이게 되어버렸다.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듣고 있던 그녀는 이윽고 밑천이 거덜나 멋적게 앉아 있는 내게 뜻모를 미소와 함께 물었다.그 불행한 사건은 그 무렵에 일어났다. 바로 지난 팔월 어느 더운 오후 기주씨는 마침 방학 중인 삼남매를 데리고 바다낚시를 나갔다. 해수욕을 하고 있는 아이들 곁에서 그는 낚시를 던지고 있었는데 돌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느닷없는 삼각파도에 아이들이 한덩어리가 된 채 휩쓸리고 만 것이다.말을 하라구 말을. 나도 알아야 산대를 놀거 아냐?귀두산에는 낙타가 산다그러자 한동안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석담 선생의 낮으나 결연한 목소리가 들렸다.“한전기사가 끌었읍니다.”마지막 잔을 부으며 그 애가 말했다. 그 애가 다소 취한 걸음으로 다시 주전자를 채워 들어서는 것을 보고 나는 남았던 잔을 채웠다. 그 애가 이내 잔을 비웠다.“사물의 외관과 실질이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소. 더구나 거기에 인간의 작위가 개입되면 더욱.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곳은 이 사회의 어둠이요.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어둠은 또 하나의 그늘을 가지고 있소. 이형도 그 어둠의 그늘에 유의해야 할 거요.
“아무 말 말아. 나는 다시 만나고 싶거든 가만히 기다리기만해.”할머니도 어머니도 모두 양보하지 않았다. 그는 할머니와 어머니가 옥신각신하는 틈바구니에서 이제는 두려움보다는 정체 모를 슬픔에 젖어 더욱 목을 놓았다.그것이 바로 본사의 과장이었던 그가 이 지방사업소로 내려오게 된 경위였다. 부탁한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이자 가까운 친구로, 머지않아 아버지를 이어 회장이 될 강전무였다. 식품파트의 전무로 실무에 손을 대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첫번째로 낸 안이 농장과 목장의 직영이었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자 친구인 그에게 맡긴 것이었다.그런데 새벽 한 시경이나 됐을까. 잠든 피의자들 가운데서 누군가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멍청하게 앉아 있더니 이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부짖기 시작했다.저자: 이문열잠시 후 그애가 돌연 비길 데 없이 명료한 동작으로 내 품을 벗어났다.“물론 이형이 읽은 책에는 전혀 그런 것이 나오지 않거나, 혹 그 비숙한 것이 취급됐더라도 인정하려 들지는 않을 거요. 그러나 우리들의 법의식이 발전하면 반드시 고려에 넣어야만 할 개념이오.”“우리 105미리는 아닐 겁니다. 장약 7호로도 그만큼은 못갑니다. 아마 175미리 자주포 애들일 거예요. 걔들은 여기서 개성까지도 쏴붙일 수 있으니까”석담 선생의 왠지 우울하고 가라앉은 대답이었다.그리고는 무엇이 우스운지 친구들과 함께 깔깔 웃어댔다. 나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으기 실망했다. 차라리 여공 쪽이 나을 것을, 하필이면 호스테스라니. 그러나 상철이 녀석은 그것보라는 듯 신이 나서 떠들었다.“누가 끓였나?”망국의 대나무가 무슨 흥으로 그 잎이 무성하며, 부끄럽게 살아남은 유신의 붓에서 무슨 힘이 남아 매화를 피우겠느냐?먹고 입히는 것이야어떻게 해보겠네. 하지만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어찌 그뿐이겠는가나는 작별인사도 잊고 김광하씨에게 멍청하게 물었다.알았어.“학교란 게 코딱지만한 주제에 조쪽 산자락에 숨어 있어서.”엄종섭 25세, 예비군 훈련 기피.그중에 비교적 젊어보이는 축이 무테안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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